<본문> 열왕기하 8:1-29
찬 455장(통507) ‘주님의 마음을 본받는 자’
열왕기하 8장은 4가지의 사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8장 1절에서 6절은 열왕기하 4장에서 등장하였던 수넴여인의 사건을 다룹니다. 7절에서 15절은 새롭게 아람왕이 되는 하사엘의 이야기가 전개되며, 뒤이어 16절에서 24절의 내용은 유다왕 여호람이, 계속하여 25절부터 29절 마지막 절에는 여호람이 죽고 뒤를 이어 그의 아들 아하시야왕을 다룹니다.
먼저 4가지 사건을 한번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사건에 등장하는 이 여인은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열왕기하 4장에 등장하였던 인물입니다. 그녀는 수넴에서 매우 부유한 늙은 남편과 살고 있었고,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를 위하여 음식을 베풀며, 작은 방을 하나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자녀가 없었는데, 엘리사의 예언대로 자녀를 얻게 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이가 죽게 됩니다. 그녀는 아이가 죽자, 이전에 엘리야가 일으켰던 기적을 떠올리며, 엘리사를 찾아갔고 결국 아이는 엘리야 때처럼, 다시 살아납니다.
그 사건 이후, 엘리사는 수넴여인의 가정을 계속하여 보살핌을 보여줍니다. 1절입니다.
“엘리사가 이전에 아들을 다시 살려 준 여인에게 이르되 너는 일어나서 네 가족과 함께 거주할 만한 곳으로 가서 거주하라 여호와께서 기근을 부르셨으니 그대로 이 땅에 칠 년 동안 임하리라 하니”
수넴여인은 자기 가족들에게 있어서 마치 가장처럼 행동합니다. 이는 이미 그녀의 남편이 늙어 당시에 죽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1절에 예언된 기근이 얼마나 심하였는지는 열왕기하 4장 38절에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엘리사가 다시 길갈에 이르니 그 땅에 흉년이 들었는데 선지자의 제자들이 엘리사의 앞에 앉은지라 엘리사가 자기 사환에게 이르되 큰 솥을 걸고 선지자의 제자들을 위하여 국을 끓이라 하매”
당시에는 기근이 너무 심하여 먹을 것이 없었기에, 평소에는 먹지 않는 독이 가득한 들호박이라도 먹어야만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 앞에 큰 죄악 가운데에 있었기에, 이처럼 땅에 저주가 임하였고, 이를 예언하였던 엘리사는 수넴여인과 그녀의 가족을 블레셋으로 피난시킵니다. 7년 후 모든 기근이 끝나고 그녀가 다시 수넴으로 돌아왔을 때, 집과 전토를 다시 찾기 위하여 왕을 찾아갑니다. 그것은 아마도 그녀가 집을 떠나 있는 동안 다른 누군가가 그녀의 재산을 가로채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연히도, 그녀가 왕의 앞에 호소하러 가던 그때에 엘리사의 사환이었던 게하시가 왕에게 엘리사의 수넴에서 행한 일들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4절입니다.
“그때에 왕이 하나님의 사람의 사환 게하시와 서로 말하며 이르되 너는 엘리사가 행한 모든 큰일을 내게 설명하라 하니”
게하시는 왕에게 엘리사의 기적들을 설명하였고 마침 수넴여인에 관하여 이야기할 때, 그녀가 들어와 자신의 재산을 돌려달라고 청원하기 위하여 왕에게 나옵니다.
그녀를 본 게하시는 바로 왕에게 그녀가 이 사건의 주인공임을 설명하고 크게 감동한 왕은 그녀의 집과 땅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그녀의 전토에서 소출된 모든 것들을 돌려주라고 합니다. 6절입니다.
“왕이 그 여인에게 물으매 여인이 설명한지라 왕이 그를 위하여 한 관리를 임명하여 이르되 이 여인에게 속한 모든 것과 이 땅에서 떠날 때부터 이제까지 그의 밭의 소출을 다 돌려 주라 하였더라.”
두 번째 사건은 엘리사가 다메섹에 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아람왕인 벤하닷은 병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그 병으로 죽을 것인지 아니면 나을 것인지를 알기 위하여 자신의 부하였던 하사엘을 시켜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를 찾아가게 합니다.
또한, 하사엘과 함께 예물을 보내는데 이는 벤하닷이 엘리사를 얼마나 존경하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9절입니다.
“하사엘이 그를 맞이하러 갈새 다메섹의 모든 좋은 물품으로 예물을 삼아 가지고 낙타 사십 마리에 싣고 나아가서 그의 앞에 서서 이르되 당신의 아들 아람 왕 벤하닷이 나를 당신에게 보내 이르되 나의 병이 낫겠나이까 하더이다 하니”
하사엘은 벤하닷을 엘리사의 아들이라고 표현합니다. 그 정도로 아람왕 벤하닷은 엘리사를 신뢰하였고 존경하였습니다. 이는 아마도 그의 군대장관이었던 나아만의 나병을 치료하였던 엘리사와 그의 기적들을 통하여 이스라엘 하나님을 찾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벤하닷의 질문은 열왕기하 1장에 나오는 아하시야의 질문과 대조를 이룹니다.
열왕기하 1장 2절입니다.
“아하시야가 사마리아에 있는 그의 다락 난간에서 떨어져 병들매 사자를 보내며 그들에게 이르되 가서 에그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이 병이 낫겠나 물어 보라 하니라”
이스라엘의 왕 아하시야는 하나님을 찾지 않고 이방신인 바알세붑을 찾았고, 오히려 이방인의 왕이였던 벤하닷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찾고 있습니다.
엘리사는 하사엘에게 그 병으로 죽지는 않지만, 그는 죽을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또한, 그를 이어 하사엘이 왕이 될 것이고, 하사엘이 왕이 되었을 때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악을 행할 것이라 예언합니다.
하사엘은 자신은 개 같은 종일뿐이라고 말하나, 자신이 이불을 물에 적시어 왕의 얼굴을 덮어 죽인 후 아람 왕에 오릅니다.
세 번째 사건은 유다왕 여호람의 내용을 다룹니다.
여호람은 서른두 살에 왕이 되어 8년 동안 통치하였는데, 그는 아합의 딸과 결혼하였고 이는 하나님이 보시기에 악한 행동이었습니다. 여호람은 결국 하나님께 등을 돌렸고 백성은 여호람에게서 등을 돌립니다.
여호람이 죽고 이스라엘 백성은 다음과 같이 반응합니다. 역대하 21장 20절입니다.
“여호람이 삼십이 세에 즉위하고 예루살렘에서 팔 년 동안 다스리다가 아끼는 자 없이 세상을 떠났으며 무리가 그를 다윗 성에 장사하였으나 열왕의 묘실에는 두지 아니하였더라”
하나님을 떠난 결과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의 죽음을 아무도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다윗왕과의 언약을 기억하시며, 유다를 멸하지 않으십니다.
마지막 4번째로 유다왕인 아하시야를 소개하고 있는데, 그는 유다를 1년밖에 통치하지 못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27절에 나옵니다.
“아하시야가 아합의 집 길로 행하여 아합의 집과 같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으니 그는 아합의 집의 사위가 되었음이러라.”
여호람과 마찬가지로, 그의 아들 아하시야 역시 똑같은 죄를 저지르는데 이는 이스라엘의 악한 관습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축복을 받아야 하며, 가장 행복한 인생을 꿈꾸었던 결혼문화가 이처럼 끔찍한 결말이 될 것이라고는 그들 중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8장에서 살펴보았던 4가지 사건에 관하여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이 시간 묵상하길 원합니다. 열왕기는 단순히 시대적인 순서로만 나열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 예로 오늘 등장한 인물 중 엘리사의 사환이었던 게하시는 이전에 열왕기하 5장 이전에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게하시는 5장에서 나아만의 나병이 그에게 발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본문에 나오는 게하시는 나병이 일어나기 이전에 엘리사의 사환으로 활동하였던 시기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8장에서 주목할 점은, 인간의 시간적 순서를 뛰어넘는 하나님의 섭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에 “골든타임”이라는 드라마가 막을 내렸습니다. “골든타임”이란 일본식 영어로 라디오와 TV에서 한 주간을 단위로 가장 시청률이 높은 방송시간대. 주시청시간대, 혹은 골든아워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사용된 “골든타임”은 이러한 의미가 아닌 병원에서 생과 사를 오가는 환자의 목숨을 다투는 시간을 의미합니다.
중증외상 환자의 생사가 결정되는 시간은 응급 외상 환자의 경우 한시간, 뇌졸증 발병환자의 경우 3시간으로 사고 발생 후 피해를 최소화 하고 치료 후 효과가 가장 좋은 시간을 뜻하는 의학 용어입니다
본문에서는 여러 번 하나님의 골든타임, ‘그때’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수넴여인의 사건에서 너무나도 우연히 일어난 사건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너무나도 정확한 하나님의 골든타임을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사건 역시, 단순한 이방나라의 사건으로 보이지만, 결국 엘리사를 통한 하나님의 예언이 정확한 시기에 모든 것이 이루어 졌으며, 그 뒤로 유다 왕이 되었던 여호람과 아하시야왕까지 하나님의 계획과 통치 속에 인류의 시대가 흐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시각에는 우연히 일어난 사건으로 보여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넴여인의 사건부터, 29절 마지막 사건인 요람왕과 아람왕 하사엘과의 전투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것 하나, 하나님께서 통치하시고 인도하시지 않는 사건이 없습니다.
성경을 통하여 우리는 모든 사건 속에 하나님의 간섭과 그의 통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읽어야만 합니다. 시대를 뛰어넘어 역사하시는 하나님께서 오늘날 우리에게도 찾아와 직접 다스리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시대가 악하면 악할수록, 더 악한 지도자가 우리 가운데 세워질 것입니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이 시대를 뛰어넘어 통치자 하나님의 섭리를 읽어야 하며, 동시에 그의 마음을 헤아렸던 엘리사를 따라가게 될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현상을 쫓아가는 것이 아닌, 진정한 하나님의 “골든타임”을 읽는 시각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진정으로 우리의 삶 속에서 개입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읽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아버지, 주님은 우리의 삶, 우리의 모든 영역 속에서 놀라운 방식으로 주관하고 계심을 그동안 미처 깨닫지 못할 때가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그저 흘러 보내듯, 지낸 시간과 사람들 속에서 주님의 섭리를 놓치고 읽지 못한 시절이 얼마나 많은지요. 이후로는 주의 세밀한 음성에 귀 기울이며, 시대를 쫓아 살아가는 것이 아닌, 오직 주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