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요한계시록 17장 1~18절
찬송가 353장 ‘십자가 군병 되어서’

17~20장은 종말에 있을 악의 세력의 멸망과 최후의 심판에 대해 그리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오늘 본문인 17장은 큰 성 바벨론의 멸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일곱 대접을 가진 일곱 천사 중 한 천사가 사도 요한에게 물 위에 앉은 큰 음녀가 받을 심판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때 ‘음녀’라는 말은 구약 성경에서 주로 우상을 숭배하는 이스라엘을 나타낼 때에 등장했었는데, 이 장에서 음녀는 18절에 나와 있듯 큰 성 바벨론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5절을 표준새번역성경으로 읽겠습니다.
“그리고 이마에는 ‘땅의 음녀들과 가증한 것들의 어미, 큰 바빌론’이라는 비밀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처럼 음녀는 바벨론을 지칭하지만 동시에 이스라엘을 정복하고 이스라엘의 성전을 파괴했을 뿐 아니라 세상을 음행 속에 빠트린 바벨론과 닮은 ‘로마’를 지칭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음녀는 4절에 보면, “자주 빛과 붉은 빛 옷을 입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꾸미고 손에 금 잔을 가졌는데 가증한 물건과 그의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 가득하더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즉 음녀는 부와 사치, 그리고 권력의 표상인 붉은 빛과 자주 빛 옷을 입고 있으며, 또 금과 보석, 진주로 꾸미고, 손에 금잔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하나님께서 끔찍이 싫어하시는 가증한 것들이었고 자기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었습니다. 이 음녀는 많은 물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이때 ‘물’은 본문 15절에 보면, ‘백성과 무리와 열국과 방언들’이라 말합니다. 즉 ‘세상’을 가리킵니다. 또 ‘앉아 있다’는 말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음녀가 많은 물 위에 앉아 있다는 말은, ‘음녀가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는 의미가 됩니다. 이 음녀는 2절에 보면, 세상의 통치자들과 또 백성들과 함께 실제적이고도 종교적인 음행을 했습니다. 따라서 로마가 마치 온 세상을 통제하고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보여도 결국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을 1절에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제 성령께서는 요한을 광야로 이끌어 또 다른 것을 보여 주셨는데, 그것은 붉은 빛 짐승을 탄 여자였습니다. 이 여자는 1절에서 언급한 큰 음녀입니다. 그리고 짐승에 대해서는 3절에 ‘그 짐승의 몸에 하나님을 모독하는 이름들이 가득하고 일곱 머리와 열 뿔이 있으며’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여기서 ‘일곱 머리’에 대해서 9~10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혜 있는 뜻이 여기 있으니 그 일곱 머리는 여자가 앉은 일곱 산이요 또 일곱 왕이라 다섯은 망하였고 하나는 있고 다른 하나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으니 이르면 반드시 잠시 동안 머무르리라.”

일곱 머리는 일곱 산과 일곱 왕이라 합니다. 여기서 일곱 산은 고대 세계에서 로마를 가리킵니다. 로마가 일곱 개의 산위에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곱 왕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존재하는데, 로마의 일곱 왕으로 해석하기도 하며, 또 이집트부터 시작되는 7개의 제국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종합해 보면, 일곱 머리는 로마제국부터 세상 종말까지 있을 하나님의 백성을 박해하는 모든 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짐승은 그리스도와 교회를 대적하는 반기독교적인 모든 통치자 또는 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짐승은 열 뿔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 열 뿔은 12절에 보면, ‘열 왕’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즉 열 뿔은 로마제국에 속한 각 지역을 다스리는 통치자들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13절에 ‘이들은 한 뜻을 가지고 자기의 능력과 권세를 짐승에게 주더라’고 말하며 짐승과 열 뿔은 한 운명공동체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음녀와 짐승 역시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이 본문에 표현되고 있는데, 3~4절에 여자가 붉은 빛 짐승을 탔고 또 음녀와 짐승 모두 붉은 빛 옷을 입고 있었다는 것은 이 둘 또한 운명공동체임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음녀와 짐승은 진정한 운명공동체가 될 수 없습니다. 16절을 표준새번역성경으로 읽겠습니다. “그리고 네가 본 그 열 뿔과 그 짐승은, 그 창녀를 미워해서 비참하게 만들고, 벌거벗은 꼴로 만들 것이다. 그들은 그 창녀의 살을 삼키고, 그 여자를 불에 태울 것이다.”

음녀와 짐승사이에 분열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이전에 자주 빛과 붉은 빛 옷을 입고 온갖 금, 보석, 진주로 치장한 그 음녀는 짐승에 의해 벌거벗은 꼴이 되며, 철저히 파괴될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악의 자기 파멸적인 속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즉 악 그 자체는 공존이 불가능하며 결국, 분열과 파멸로 치닫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악의 이런 자기 파멸적 속성을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시기도 합니다. 따라서 17절 말씀처럼 세상 그 어떤 것도 하나님의 주권적 통제 아래 놓여 있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주님은 세상을 당신의 주권적 통제아래에 두셔서 결국 이르게 하실 한 종점으로 우리를 이끌어 가십니다. 그것은 ‘승리’입니다. 악이 너무 강해 인생에 파멸을 안겨줄 것처럼 보여도 결국 어린 양인 예수님은 승리하셨고, 그 승리를 주님을 따르는 우리에게 안겨 주셨습니다.

14절입니다. “그들이 어린 양과 더불어 싸우려니와 어린 양은 만주의 주시요 만왕의 왕이시므로 그들을 이기실 터이요 또 그와 함께 있는 자들 곧 부르심을 받고 택하심을 받은 진실한 자들도 이기리로다.”

이미 승리를 보장받은 우리의 역할은 그 승리를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승리를 붙들고 ‘승리자’답게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승리자답게 사는 것은, 하나님께서 끔찍이 싫어하시는 물질이나 다른 것을 우상 삼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이며, 하나님의 진영논리인 영원한 복음과 은혜의 논리에 늘 자신을 맡기고 사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겸손히 자신을 살피고, 주님만을 붙들어 궁극적인 승리의 기쁨을 현재의 삶 속에서 맛보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기도
하나님, 때론 악이 점점 왕성해지며 세력을 얻는 듯 보여, 신앙을 지키며 사는 나 자신이 작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를 넘어 설 수 없음과 또 만주의 주요 만왕의 왕이신 예수님이 승리하셨고, 그 승리로 인해 우리는 그 승리를 이미 보장받은 자임을 믿고,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이 승리자답게 자신을 잘 지키며 살게 해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큰 음녀는 누구이며,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2. 짐승은 누구이며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3. 큰 음녀와 짐승은 어떤 관계에 있으며 결국 어떻게 되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4. 큰 음녀에게 내려질 심판을 통해 본문이 주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무엇인가?
5. 우리는 예수님의 승리로 궁극적인 승리를 보장받은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승리를 보장받은 자 답게 사는 삶은 어떠한 삶을 말하겠는가?

(작성: 정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