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사무엘상 2장 18-36절
찬송가 279장 '인애하신 구세주여'

사무엘상 2장 후반부는 엘리 아래에서 제사장 훈련을 받고 있는 사무엘과 엘리의 두 아들로 제사장이라고 소개된 홉니와 비느하스의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8절입니다.
(18)사무엘은 어렸을 때에 세마포 에봇을 입고 여호와 앞에서 섬겼더라

당시 제사장들은 에봇을 입었습니다. 에봇은 제사장의 복식 중에서 제일 겉에 입는 옷인데, 원래는 금색, 청색, 자색, 홍색실을 가는 베실과 함께 섞어서 공교하게 짜 만든 일종의 앞치마처럼 생긴 옷입니다. 제사장은 이것을 허리띠로 묶어서 입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제사장이나 레위인은 화려하지 않은 세마포로 만든 에봇을 입었습니다. 지금 사무엘은 실로의 제사장을 섬기는 위치에 있었지만 제사장의 의복인 세마포 에봇을 입음으로써 앞으로 제사장직이 사무엘을 통해 승계될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에봇을 입은 사무엘은 “여호와 앞에서” 섬겼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 표현은 2장 11절에서 “엘리 앞에서 여호와를 섬기니라”라는 표현과 대조가 됩니다. 사무엘이 처음에는 엘리의 지도아래 하나님을 섬기는 법을 배웠지만 이제는 엘리의 영향력을 벗어나 하나님 앞에서 홀로 서서 하나님을 섬길만큼 그가 하나님 앞에서 점차로 자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무엘을 하나님께 바친 한나와 그 남편 엘가나는 함께 제사를 드리기 위해 성전에 올라왔습니다. 일년에 한차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상봉하는 기쁜 날, 한나는 사무엘을 위한 작은 겉옷을 지어 사무엘에게 전해줍니다. 그리고 한나와 엘가나를 만난 엘리는 그들을 축복하는 장면이 20절에 나옵니다.
(20)엘리가 엘가나와 그의 아내에게 축복하여 이르되 여호와께서 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네게 다른 후사를 주사 이가 여호와께 간구하여 얻어 바친 아들을 대신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하였더니 그들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매

비록 엘리는 영적으로 무능함을 보이며 한나를 술취한 사람으로 잘못 생각할 만큼 올바른 판단을 할 능력이 없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가 제사장으로 그 직무를 담당하는 동안 그를 사용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그로하여금 한나와 엘가나에게 다른 자녀 주실 것을 약속하게 하셨고, 그 약속은 실제로 성취되어 이들 사이에는 세 아들과 두 딸이 더 태어나 이들로 하여금 사무엘을 대신하도록 하셨습니다.


사무엘을 바친뒤 하나님께로부터 큰 복을 받은 한나와 엘가나의 가정과는 달리 엘리의 가정은 아들들로 인해 골치아픈 상황에 빠져있습니다.
성경이 사무엘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는 18절과 21절에서 공통적으로 “여호와 앞에서”라는 표현이 있는 반면 엘리의 두 아들은 2장 12절에서 “행실이 나빠 여호와를 알지 못하더라”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제사장의 직무를 담당하던 엘리의 두 아들은 성전이 하나님이 거하시는 곳이고, 그 곳에서 드려지는 제사는 하나님께 드려지는 제사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자기 만족과 유익을 위해 온갖 악행을 일삼고 있습니다. 22~23절입니다.
(22~23) 엘리가 매우 늙었더니 그의 아들들이 온 이스라엘에게 행한 모든 일과 회막 문에서 수종 드는 여인들과 동침하였음을 듣고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어찌하여 이런 일을 하느냐 내가 너희의 악행을 이 모든 백성에게서 듣노라

엘리의 아들들은 하나님께 드려지는 제사를 멸시하였을 뿐만아니라 성전 회막문에서 수종드는 여인들과 동침하고 죄를 저지르고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아무리 엘리의 나이가 많고 이미 자식들이 장성하였다고는 하지만 자식들의 잘못에 대해 엄하게 책망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잘못된 행동에서 돌이키도록 해야 함에도 경고와 권면으로만 끝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엘리의 경고는 그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확정짓는 선언이 되고 말았습니다. 25절입니다.
(25) 사람이 사람에게 범죄하면 하나님이 심판하시려니와 만일 사람이 여호와께 범죄하면 누가 그를 위하여 간구하겠느냐 하되 그들이 자기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아니하였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그들을 죽이기로 뜻하셨음이더라

자녀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부모에게 주신 권위이고, 책임인데 엘리는 늙었고(22절), 자식들을 하나님보다 더 중하게 여겼기 때문(29절)에 자녀를 바르게 교육시키지 못했고, 결국 집안과 온 백성의 위기를 초래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본문은 엘리제사장 집안의 추악한 행동과 그들을 반드시 죽이시겠다는 하나님의 단호한 말씀의 긴장관계가 지속되다가 갑자기 무더운 여름날 타는 듯한 무더위 가운데 시원한 한줄기 생명의 물줄기가 흘러 내려오듯 어두운 장면에 놀라운 빛을 비추어 주는 한 장면이 26절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26)아이 사무엘이 점점 자라매 여호와와 사람들에게 은총을 더욱 받더라

늙은 엘리는 영적으로 둔감해져 있었지만 영적인 판단력은 남아있었기에 자식들의 악행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그 아들들을 치실까 두려운 마음을 가진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사장이라는 엘리의 두 아들은 온갖 악한 일을 행하며 타락할 대로 타락한 상태였지만 이런 암흑과 같은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의 미래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이미 사무엘을 구별하여 놓으셨고, 그를 통해 장차 새롭게 일을 행하시기 위해 준비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27절 이후 내용은 다시 엘리의 집에 내릴 심판에 대한 내용이 다시 나오지만 하나님앞에서 바르게 살아가는 사무엘과 죄를 지으며 자기 마음대로 살아가는 엘리의 아들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30절 후반절의 말씀을 정확히 지키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30절 후반부의 내용입니다.
(30b)나를 존중히 여기는자를 내가 존중히 여기고 나를 멸시하는 자를 내가 경멸하리라

오늘 본문에 등장한 사무엘과 엘리의 두아들 홉니, 비느하스의 모습은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살아가는 자와 자기 욕심과 생각대로 살아가는 사람의 대조된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가장 좋은 것을 드리고,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철저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자와, 제사장이라는 직분을 가지고 있음에도 온갖 죄를 일삼으며 교만하게 살아가는 자의 모습에 대해 어떻게 심판하실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비록 높은 지위나 명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하나님만을 신실하게 바라보며 살아가는 자들에게 하나님께서 그들을 어떻게 존귀하게 여겨주시는지 다시한번 기억하도록 말씀하심과 동시에, 다른 사람보다 높고 중요한 일을 하는 위치에 있다 하더라도 그가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채 오히려 온갖 죄악을 저지르며 하나님 보시기에 옳지 못한 일을 행하면 하나님께서는 그를 철저하게 심판하시고 그의 죄 값을 물으시는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시며 공의의 하나님이심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 말씀가운데 자식의 잘못에 대해 안일하게 대처하는 엘리의 태도가 하나님께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로서 자녀가 잘못을 저지를 때 자식의 잘못에 대해서 그가 진정으로 뉘우치고 반성 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리에게 허락된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온갖 폭력과 거짓과 죄악이 난무한 환경 속에서도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내가 가진 것을 나누며 하나님의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는 하루가 되길 진심으로 소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나에게 주어진 가정과 일터와 학교의 환경 가운데 내 자신이 하나님께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오늘 말씀을 통해 다시한번 돌아보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지금 나의 삶의 모습은 제사장의 직분을 담당하며 성전에서 살아가지만 그 마음 속에 하나님을 모시지 않고, 자신의 욕심과 이익을 위해 살아는 어리석음을 범하며 살아가고 있는 엘리의 아들들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지,
아니면 겸손하게 하나님앞에 서서 하나님께만 기쁨을 드릴 수 있기 위하여 온전한 헌신과 주님에 대한 사랑으로 매 순간의 삶을 살아가는 사무엘의 모습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를 말씀 앞에서 다시한번 점검해 봅니다.
소원하옵기는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이 하루, 오직 살아계신 아버지 한분만께만 영광돌리며 진심으로 주님만을 의지하는 하루 되게 하옵소서. 이 모든 말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실로의 성전에 올라간 사무엘이 영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성경은 어떤 표현의 차이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까?(2:11, 2:18)
2. 성전에서 제사장직을 맡았던 홉니와 비느하스의 악한 행동으로 인해 결국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어떻게 하시기로 결정 하셨습니까?(2:25)
3. 자식의 잘못을 보면서도 단호히 꾸중하지 못하는 엘리의 모습은 오히려 자식을 더 망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습니다. 자녀를 양육할 때 자녀의 잘못에 대해 과연 나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4. 하나님을 존중히 여기는 자의 삶과 하나님을 경히 여기는 자의 삶의 대조된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작성: 송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