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고린도후서 13:1-13
찬송가 424장 ‘아버지여 나의 맘을’

고린도후서 13장은 서신의 마지막장으로써 사도 바울의 고린도교회를 향한 권면과 끝인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권면에는 사도 바울의 다른 서신들에서 나타나는 끝인사의 일반적인 권면과는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고린도후서가 고린도전서를 포함한 사도 바울의 다른 서신들과의 차이점이 있다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린도후서는 이때까지 최근 새벽묵상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사도 바울의 대부분의 다른 서신들이 교리나 신학적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개인적 경험과 신앙적 체험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린도후서의 특징을 이해한다면 사도 바울이 고린도후서를 통해 고린도교회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강조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1절, 2절입니다.

“1 내가 이제 세 번째 너희에게 가리니 두세 증인의 입으로 말마다 확정하리라 2 내가 이미 말하였거니와 지금 떠나 있으나 두 번째 대면하였을 때와 같이 전에 죄 지은 자들과 그 남은 모든 사람에게 미리 말하노니 내가 다시 가면 용서하지 아니하리라”

사도 바울이 고린도를 첫 번째 방문(A.D.51년경)한 것은 사도행전 18장에 기록되어 있듯이 사도 바울의 2차 전도 여행 때였습니다. 고린도는 사도 바울의 전도 여행지로써 같은 아가야 지방에 속한 아덴(그리스 아테네)의 다음 행선지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여기서 천막을 만드는 생업이 같은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를 만나 함께 살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이 때에 회당장 그리스보와 그의 집안 사람들이 주님을 믿으면서 수많은 고린도 사람들도 주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1년 6개월을 고린도에 머물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칠 때에 고린도교회가 태동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를 떠나고 약 2~3년 후에 3차 전도여행 중 에베소(터키 서부)에서 고린도교회 내 발생한 타락상과 교회의 제반적인 문제점들의 소식을 듣고 이에 대한 권고와 가르침의 목적으로 고린도전서를 기록하였습니다(A.D. 54~55년경). 그런데 고린도교회 내 발생한 문제점들 중 거짓교사와 그로 인해 야기된 고린도교회의 혼란에 대해서는 사도 바울이 미리 알고 있었기에 고린도전서를 작성하기 이전에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한 서신을 보냈었습니다(고전5:9). 그리고 고린도전서를 보낸 후에도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자 사도 바울은 두 번째 고린도교회를 방문했던 사실을 오늘 본문 1절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의 제2차 고린도 방문의 시점은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를 기록한 이후의 어느 한 때이면서 고린도후서를 기록하기 이전의 한 시점에 해당됩니다. (참고로 고린도후서는 고린도전서 기록 약1~2년 후에 마게도냐의 어느 장소에서 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절을 보면 사도 바울의 단호함을 보게 됩니다. “두세 증인의 입으로 말마다 확정하리라” 이는 사도 바울이 고린도에 가게 되면 증인을 세워 거짓을 말했던 자들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2절에도 보면 사도 바울의 이러한 의지를 연속적으로 보게 됩니다. 고린도에 가게 되면 두 번째 대면하였을 때와 같이 죄 지은 자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도 바울의 단호한 의지는 다른 서신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죄인들의 잘못을 증인들을 세워 확증할 것이고 그리고 죄가 확증되면 죄인들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사랑이 결여된 것처럼 보여질 수 있는데 무엇이 사도 바울을 이토록 단호하게 만들었겠습니까? 그 이유를 3절 상반절에서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서 말씀하시는 증거를 너희가 구함이니...”

여기서 ‘이는’은 ‘왜냐하면’을 의미하는 접속사입니다. 사도 바울이 죄인들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이유는 그들이 ‘그리스도께서 바울 자신 안에서 말씀하시는 증거를 요구하기’때문이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고린도교회 내 일부 교인들이 바울의 사도에 대한 의심을 강하게 표출했기 때문입니다. 2절처럼 요구하는 자들은 일부 거짓을 말하는 자들만이 아니라 ‘너희가 구함이니’라는 2인칭 복수대명사의 표현으로 보아 거짓을 말하는 자들에 의해 선동을 당한 고린도교회 교인 대다수입니다.

고린도교회 교인들은 바울의 사도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자 바울에게 당신이 사도라면 스스로를 증명해 보라는 식의 요구를 했던 것입니다. 증명하는 방법은 ‘예수님이 바울 당신 안에서 말씀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이러한 요구를 듣고 어찌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있었으며, 나긋하게 편지를 쓸 수 있었겠습니까? 사도 바울이 오죽하면 다른 서신에서는 말하지 않았던 자기 자랑을 하였겠습니까? 11장에 고린도 교회를 섬겼을 때 봉급을 받지 않았던 것과 복음을 전하다가 수없이 죽을 고비를 겪었던 것, 그리고 12장에 신비적인 체험인 환상과 계시를 본 것입니다. 주님의 환상과 계시에 관해서는 셋째 하늘에까지 이끌려 갔던 것에 대해 14년 전이라는 구체적인 시기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사도 바울의 자랑이 아니라 자신이 주님의 사도임을 명확하게 함으로써 고린도교회 교인들의 의심을 잠재우려고 했던 것입니다. 아울러 자신이 사도임을 의심하게 하여 교회에 분란을 일으켰던 장본인들을 가만히 두지 않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13장을 통해 강조하고자 했던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주님은 약한 자 같으나 강한 자라는 것(3-4절), 둘째는 믿음 안에 있는지 자신을 시험하고 확증하는 것(5절), 셋째는 선을 행하게 하는 것(5절)입니다. 우리는 주님 안에 있을 때 우리는 결코 약하지 않으며 강한 자, 믿음 안에 있는 지 자신을 시험하고 확증하며 살아가는 자, 그리고 악을 행하지 않고 선을 행하여야 하는 자임을 기억하며, 이 모든 것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은 여호와의 능하신 손을 신뢰하고 여호와의 짧지 않는 손이 나를 붙잡고 있음을 잊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고린도후서 13장 서두는 사도 바울이 10장부터 12장까지 자신이 사도임을 피력했던 것을 마무리하면서 거짓 선동자들에 대한 불용(不容)의 단호함을 보여준 것으로써 사도 바울을 오해하여 무자비한 사람으로 몰아가서는 되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의 단호함은 단지 거짓선동자들이 돌이킬 것에 대한 사랑의 애절함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어제 새벽기도회에서 언급된 바울의 사도표지 중 하나가 ‘모든 참음’이었습니다. ‘모든 참음’의 사도의 표지가 나타나는 바울의 이러한 마음은 애절한 사랑의 표현으로써 13장 후반부 여러 곳에서도 나타납니다. 7절입니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너희로 악을 조금도 행하지 않게 하시기를 구하노니 이는 우리가 옳은 자임을 나타내고자 함이 아니라 오직 우리는 버림받은 자 같을지라도 너희는 선을 행하게 하고자 함이라”

9절에는 고린도교회 교인들이 온전하게 되기를 원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우리가 약할 때에 너희가 강한 것을 기뻐하고 또 이것을 위하여 구하니 곧 너희가 온전하게 되는 것이라”

10절에는 사도 바울이 엄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떠나 있을 때에 이렇게 쓰는 것은 대면할 때에 주께서 너희를 넘어뜨리려 하지 않고 세우려 하여 내게 주신 그 권한을 따라 엄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13절에는 오늘날 현대 교회에서 예배시간에 축복기도를 할 때 인용하는 성경구절로써 사도 바울이 문제도 많고 탈도 많고 심지어 자신의 사도권을 반박했던 고린도교회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보여주는 구절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소속되어 있는 교회에서 문제를 야기하는 근원이 되지 않도록 자신이 믿음 안에 있는가 자신을 시험하고 자신을 확증하는 삶을 오늘도 능하신 여호와의 손을 의지하여 현재진행형의 믿음 생활을 구현하는 자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나의 존재와 인격을 문제 삼는 사람이 있다면 사도 바울의 마음으로 그가 온전한 자가 되기를 바라는 애절한 사랑의 실천자가 되어 십자가의 신비를 경험하시기를 바랍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고린도교회의 문제가 나의 문제가 아닌지, 고린도교회 교인들이 사도 바울의 사도권을 부정하는 일이 교회 내 헌신자들을 대하는 나의 입장이 아닌지 반성하게 하시어 언제나 온전한 자로서 자신이 믿음 안에 있는지 시험하고 확증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아울러 나의 존재와 인격을 부정하는 자들이 있을지라도 그들이 온전하게 되는 것을 바라고 축복할 수 있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인도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오며 이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사랑과 성령님의 교통하심이 믿는 자들 위에 영원히 함께 해 주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사도 바울이 고린도를 세 번째 방문하려고 했던 목적이 무엇이었습니까?

2.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의 죄 지은 자들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3. 사도 바울이 자신의 사도권을 변호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때 나 자신은 나의 존재나 인격을 변호할 때 사도 바울과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4. 믿음 안에 있는가 자신을 시험하고 자신을 확증한다는 것을 자신의 처한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또한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여호와의 짧지 않으신 손을 의지한다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 봅시다.

5. 내가 버림을 받은 자 같을지라도 나의 존재와 인격을 무시했던 자에게 선한 존재와 온전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축복을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성숙한 자가 되기 위해서 내가 갖추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