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마태복음 21:18-32
찬송가 288장 ‘예수를 나의 구주삼고’


마른 무화과나무 사건(18-22)
28장으로 구성된 마태복음은 21장에서 27장까지 예수님의 마지막 일주일을 증거합니다.
21장에서 23장까지는 주일에서 화요일까지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8-19) 이른 아침에 성으로 들어오실 때에 시장하신지라 길 가에서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그리로 가사 잎사귀 밖에 아무 것도 찾지 못하시고 나무에게 이르시되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가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 하시니 무화과나무가 곧 마른지라
이른 아침 예루살렘으로 들어오신 예수님은 시장하셨습니다. 곧장 길가의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 앞으로 가셨습니다. 열매는 없고 잎만 무성함을 보시고는 그 나무를 향해 이제부터 영원토록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 선언하셨습니다. 이에 곧 무화과는 말랐습니다. 마가복음의 병행구절에는 당시는 무화과의 열매가 맺힐 때가 아님이었음을 기록합니다.

(막11:13) 멀리서 잎사귀 있는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 그 나무에 무엇이 있을까 하여 가셨더니 가서 보신즉 잎사귀 외에 아무 것도 없더라 이는 무화과의 때가 아님이라
그렇다면 예수님은 무화과의 때를 모르고 말씀하신 것이었을까요?
예수님은 이스라엘 땅에서 태어나,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 무화과의 때를 누구보다 잘 아셨을 것입니다. 동시에 무화과의 특징을 잘아셨습니다. 꽃이 지면서 열매를 맺는 다른 실과들과는 달리 무화과는 곧장 열매를 맺습니다. 따라서 무화과의 열매는 꽃으로도 불립니다. 수확의 때는 아니었지만 잎이 무성한 나무를 보며, 그 속의 열매를 기대해 봄직했습니다.
예수님은 그 무화과나무에 빗대어 지금의 이스라엘의 상태를 말씀신 것 입니다. 이를 알리 없는 제자들은 본질이 아닌 현상에 반응합니다.

(20) 제자들이 보고 이상히 여겨 이르되 무화과나무가 어찌하여 곧 말랐나이까
새번역은 이를 다음과 같이 기록합니다.
(새번역 20) 제자들은 이것을 보고 놀라서 말하였다. "무화과나무가 어떻게 그렇게 당장 말라버렸을까?"
제자들은 그 순간 함께 계신 예수님이 아닌, 무화과나무가 말라버린 현상에 치우쳤습니다. 본질을 묻기 보다는 현상에 대한 질문이 이를 증거합니다.
예수님과 직접 동행하고 있던 제자들조차 예수님이 누구신지, 그의 말의 권위에 대해 온전히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제자들의 질문 아닌 질문에 예수님은 대답하셨습니다.

(21-22)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만일 너희가 믿음이 있고 의심하지 아니하면 이 무화과나무에게 된 이런 일만 할 뿐 아니라 이 산더러 들려 바다에 던져지라 하여도 될 것이요 너희가 기도할 때에 무엇이든지 믿고 구하는 것은 다 받으리라 하시니라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앞두고 있는 일주일. 예수님은 제자들이 붙들어야 할 믿음을 강조하셨습니다. 현상에 매인 그들에게 믿음의 능력에 대해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셨습니다.
의심이 아닌 믿음의 능력을 강조하며, 믿음으로 기도할 것을 교훈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다시 성전으로 이동하셨습니다.

종교 지도자들의 실체(23-32)
(23)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 가르치실새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나아와 이르되 네가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느냐 또 누가 이 권위를 주었느냐
성전에서 가르치시는 예수 앞에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나아와 같은 내용의 질문을 두 번 반복합니다. ‘네가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느냐’, ‘누가 이 권위를 주었느냐’
대답을 듣고야 말겠다는 그들의 강한 의지가 그대로 표출된 것입니다.
이 질문은 그 자체로 덫과 같았습니다. 무슨 권위로 하는지 대답하지 않으면. 그의 권위는 실추되고 그간의 행적에 대한 비난과 정죄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권위를 주신분이 하나님이라 대답하면 그들은 신성모독으로 옭아맬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하셨습니다.

(24-25A)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나도 한 말을 너희에게 물으리니 너희가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이르리라 요한의 세례가 어디로부터 왔느냐 하늘로부터냐 사람으로부터냐
순수하지 못한 질문에 순결한 예수님은 지혜롭게 답하셨습니다. 그들의 허를 찌르는 역질문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질문에 재차 질문하는 대답 방식은 당시 랍비들이 많이 사용하던 방법이었습니다. 대제사장들과 백성들의 장로들은 순간 혼란에 빠졌습니다.

(25B-27) 그들이 서로 의논하여 이르되 만일 하늘로부터라 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아니하였느냐 할 것이요 만일 사람으로부터라 하면 모든 사람이 요한을 선지자로 여기니 백성이 무섭다 하여 예수께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가 알지 못하노라 하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도 무슨 권위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이르지 아니하리라
진리가 아닌 자신의 유익에 따라 사고하고 판단하는 종교인들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알지 못하노라’ 당시 유대 종교 최고 권위자인 대제사장들과 백성들의 장로들은 요한의 세례가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오늘날도 곤란한 상황에 처한 공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대답입니다. 이로서 유대 종교 지도자들이 율법에 따라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가르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이익에 따라 행동을 달리하던 이들의 민낯은 드러났습니다. 예수님은 비유로 말씀을 이어가셨습니다.

두 아들의 비유(28-32)
(28-30) 그러나 너희 생각에는 어떠하냐 어떤 사람에게 두 아들이 있는데 맏아들에게 가서 이르되 얘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하라 하니 대답하여 이르되 아버지 가겠나이다 하더니 가지 아니하고 둘째 아들에게 가서 또 그와 같이 말하니 대답하여 이르되 싫소이다 하였다가 그 후에 뉘우치고 갔으니
본문에는 두 가지 특이점이 있습니다. 먼저는 접속사의 해석부분입니다. 개역개정은 역접관계접속사 ‘그러나’로 시작합니다. 이는 원어 δὲ를 번역한 것인데,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느낌을 전합니다. 새번역, 공동번역, NIV 등은 이를 생략하고 곧장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새번역 28A)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공동번역 28A) “또 이런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NIV 28A) "What do you think?
따라서 접속사의 의미보다는 이어 기록된 내용에 중점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어 개역개정은 두 아들의 대답을 원문과 반대로 기록했습니다. 원문에는 첫째 아들은 가지 않겠다고 대답한 후 뉘우쳐 포도원으로 가서 일을 했고, 둘째 아들은 가겠다고 대답한 후 포도원으로 가지 않은 것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새번역을 원문 그대로 번역하였습니다.

(새번역 29-30) 그런데 맏아들은 대답하기를 '싫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 뒤에 그는 뉘우치고 일하러 갔다. 아버지는 둘째 아들에게 가서, 같은 말을 하였다. 그는 대답하기를, '예, 가겠습니다, 아버지' 하고서는, 가지 않았다.
이어진 해석도 반대로 기록하고 있어, 메시지의 핵심을 이해하는데는 무리가 없습니다.

(31-32) 그 둘 중의 누가 아버지의 뜻대로 하였느냐 이르되 둘째 아들이니이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세리들과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리라 요한이 의의 도로 너희에게 왔거늘 너희는 그를 믿지 아니하였으되 세리와 창녀는 믿었으며 너희는 이것을 보고도 끝내 뉘우쳐 믿지 아니하였도다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대로 한 아들은 처음에는 싫다고 대답했지만, 이내 뉘우쳐 포도원으로 간 아들이었음을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가 세리들과 창녀들이었음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보고도 끝내 뉘우치지 않는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을 실체를 꼬집습니다.

말씀과 기도 가운데 우리의 실체를 조명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겉은 순종하겠다 소리내지만 속은 불평과 정죄로 가득차 있지는 않은지, 작은 열매 하나 없이 잎만 무성해 그럴듯해 보이는 삶에 만족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함께 숙고하고 싶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강조하신 믿음. 그 믿음으로 하나님을 자기 힘으로 삼기를 결단할 때 오늘 우리의 삶은, 힘이신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나는 현장이 될 것입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열매 없이 잎만 무성한 무화과 나무, 진리 없는 종교 지도자들, 앞에서의 모습과 뒤에서의 모습이 다른 아들. 오늘 저희 모습과 꼭 닮아있음을 깨닫습니다. 아닌 저희의 이러한 모습을 깨우쳐 주시고자 오늘의 말씀을 허락해 주심에 감사와 용서를 구합니다.
부끄럽지만 믿음과 지혜, 겸손을 구합니다. 나의 힘이신 여호와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오늘 하루도 잠잠할 것을 소망하고 결단합니다. 우리 삶을 내어드리오니, 주님께서 일하시는 현장으로 마음껏 사용해 주십시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잎이 아닌 열매가 무성한 주변의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려 봅시다.
2. 믿음을 중심으로 매일을 살아가고 있는지 점검해 봅시다.
3. 진리인 말씀을 중심으로 세상을 살아내고 있는지 헤아려 봅시다.
4. 주님의 말씀에 어떻게 반응하며 지냈는지 돌아봅시다.
5. 나의 힘이신 여호와 하나님 앞에 잠잠하고 있었지는 묵상해 봅시다.


(작성: 박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