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이사야 60:1-22
찬송가 428장 “내 영혼에 햇빛 비치니”

일어나 빛을 발하라(1~9)
이사야 59장 말미에서, 하나님은 자신이 시온으로 돌아올 것임을 선언하셨습니다(59:20). 하나님은 의인화된 시온을 향하여 장차 있게 될 영광을 생생하게 보여주십니다. 하나님은 그 약속을 받은 이스라엘을 향하여 먼저 “일어나 빛을 발하라”고 명령합니다. 이 빛은 이스라엘 스스로 내는 빛이 아니라 하나님의 빛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빛으로 임재하여, 이 빛을 받은 이스라엘이 빛나는 존재가 됨과 동시에 이 빛을 다른 사람들에게 “반사”시키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영광스러운 분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대면할 수 없는 우리는 그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임재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 영광을, 사람이 알 수 있는 물리적인 방법으로 표현하십니다. 모세는 시내산에서, 타지 않는 “불”로 임하신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습니다. 솔로몬이 성전낙성식을 행할 때는, 성전에 구름이 가득차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에스겔은 큰 구름 속에서 번쩍번쩍하는 빛(겔1:4)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보았습니다. 오늘 하나님의 백성들은 빛으로 임하시는 하나님을 체험하고 있습니다.
온 세상이 캄캄합니다. 앞을 식별할 수 없는 암흑 속에서, 시온만 환하게 빛이 있습니다. 어찌할 줄 모르는 만민은 유일한 빛을 내는 이스라엘, 하나님의 백성들을 향하여 나아올 것입니다.

(사60:2~3) 보라 어둠이 땅을 덮을 것이며 캄캄함이 만민을 가리려니와 오직 여호와께서 네 위에 임하실 것이며 그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니 나라들은 네 빛으로, 왕들은 비치는 네 광명으로 나아오시라

빛을 내는 존재로 살라는 하나님의 초청은, 그동안 잊고 있었던 부르심을 상기시키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창12:3b) 말씀해주셨고, 이후 출애굽한 이스라엘에게 “제사장 나라”(출19:6)의 비전을 주신 바 있습니다. 수가 많고, 강성해서가 아니라 작고 보잘것없어도 제사장 나라로서 모든 민족과 열방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역할을 이스라엘에게 맡기셨습니다. 이 부르심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이 말씀을 읽는 우리들 또한 일어나 주님으로부터 받은 진리의 빛으로, 어두움을 물리치고 주변을 환하게 밝혀야 합니다.
현실은 늘 어둡습니다. 그 어둠을 밝힐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늘 낙심하고 절망합니다. 그때마다 우리는 진한 절망감을 호소하지만, 하나님의 빛으로 변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일어서야 합니다. 어두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우리가 일어나 빛을 밝혀야 합니다. 말씀의 사람, 진리의 사람으로 사는 것입니다. 사람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열 가지 재앙으로 이집트를 치셨을 때, 아홉번째 재앙은 흑암의 재앙이었습니다. 그때를 묘사한 출애굽기를 보면, 묘한 대비가 나옵니다.

(출10:22~23) 모세가 하늘을 향하여 손을 내밀매 캄캄한 흑암이 삼 일 동안 애굽 온 땅에 있어서 그 동안은 사람들이 서로 볼 수 없으며 자기 처소에서 일어나는 자가 없으되 온 이스라엘 자손들이 거주하는 곳에는 빛이 있었더라

하나님이 돌보시고, 함께하시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는 빛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이처럼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어둡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굽어살피시고, 돌보시며, 우리 위에 환한 빛을 비추어주신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나는 하나님의 빛을 받은 사람으로서 주변을 밝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마땅히 내가 받은 구원의 빛이 나를 통해 비추어져야 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어디이겠습니까? 그곳이 어디이든 하나님의 영광이, 하나님의 진리의 빛이 나를 통해 밝게 빛나야 합니다.
이스라엘이 일어나 빛을 비출 때, 여러 이방에 흩어졌던 자손들이 각기 그 나라의 재물을 가지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서쪽 지중해의 바다의 부가 돌아오며, 미디안과 스바와 같은 남방의 나라들도 많은 낙타와 고대 중동에서 최상의 예물로 꼽히는 금과 유향을 가지고 오게 됩니다. 이스마엘의 자손 유목민들은 양과 숫양을 가지고 와서 하나님을 예배하게 될 것입니다. 열방이 나아오는 것은 오직 찬란한 빛의 근원이신 하나님의 이름 때문입니다.

(사60:9) 곧 섬들이 나를 앙망하고 다시스의 배들이 먼저 이르되 먼 곳에서 네 자손과 그들의 은금을 아울러 싣고 와서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에 드리려 하며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에게 드리려 하는 자들이라 이는 내가 너를 영화롭게 하였음이라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놀라운 비전입니다. 하나님의 이름과 아무런 상관 없이 사는 열방이 하나님께 경배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모여듭니다. 경제적 번영으로 표현된 이스라엘의 영화는 모두 일어나 빛을 발하라는 말씀에 충실히 반응했기 때문에 일어난 결과입니다. 주변이 아무리 어둡더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를 다하게 될 때,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이 세상을 움직이는 새로운 질서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시온으로 몰려드는 여러 나라들(10~22)
이사야가 활동하던 당시, 유다는 이집트와 아시리아, 신흥 강국이었던 바빌로니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었습니다. 유다가 힘이 있었다면, 자력으로 나라를 지키고 굴종하지 않아도 되었겠지만 유다는 약하고 힘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빛을 비추는 진정한 종으로 살게 된 후로는, 이런 굴욕적인 관계 속에서 신음하는 일은 더이상 없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감내해야 했던 굴종을 다른 나라들에게 되갚아주는 제국의 방식, 파괴적인 방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 이후에 이스라엘은 다른 나라들의 감사의 행렬을 계속해서 받게 될 것입니다. 이방의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로 돌아오기 때문에 문이 닫히지 않을 것입니다(11절).

(사60:11) 네 성문이 항상 열려 주야로 닫히지 아니하리니 이는 사람들이 네게로 이방 나라들의 재물을 가져오며 그들의 왕들을 포로로 이끌어 옴이라

열방은 예루살렘으로 나아와 예루살렘을 영화롭게 할 것이며, 예루살렘은 만민이 나아와 예배할 거룩한 곳,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한 곳으로 구별될 것입니다. 모든 나라들이 이 일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나라는 이스라엘의 구원이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성읍임을 알고 경배하게 될 것입니다.

(사 60:14) 너를 괴롭히던 자의 자손이 몸을 굽혀 네게 나아오며 너를 멸시하던 모든 자가 네 발 아래에 엎드려 너를 일컬어 여호와의 성읍이라, 이스라엘의 거룩한 이의 시온이라 하리라

실로 놀라운 반전입니다. 본문은 이스라엘이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세계를 지배해야 한다는 시오니즘을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그들의 삶의 관습, 세상 나라들이 추구하는 질서들을 상대화하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과 공동체를 이뤄가기 위해 애써야 함을 우리에게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를 따라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바깥 세계와 단절된 채 살아갈 수 없는 우리들이 과연 외부적인 자극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해결 방안들을 사용하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가진 힘을 의지하고, 재물을 의지하고, 예수를 모르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대로만 살아간다면 아무도 우리를 주목하지 않습니다.
말씀대로 살아 우리들의 삶으로 체화된 진리를 드러낼 때에야 비로소 세상이 우리를 주목하고, 관심을 갖고, 우리들의 삶의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사람의 진정한 삶에 대해 성찰하고 다시 한 번 우리들의 믿음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될 것입니다.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삶의 방식이 재편될 것입니다. 종국에는 창세기에서 약속되었던 땅에 대한 약속이 되풀이 되며 성취될 것입니다.

(사60:21) 네 백성이 다 의롭게 되어 영원히 땅을 차지하리니 그들은 내가 심은 가지요 내가 손으로 만든 것으로서 나의 영광을 나타낼 것인즉

이런 아름다운 삶이, 능력 있는 삶이 우리 힘만으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오직 우리의 죄를 대속하신 우리 주님의 은혜로 가능한 삶이며, 오늘도 우리를 도우시는 성령 하나님을 의지해야만 이룰 수 있는 삶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이 아니고서는 우리는 조금도 세상과 구별되이 살아갈 수 없고, 그들을 놀라게 할 만한 경이로운 일을 할 수도 없습니다.
사순절 셋째주간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삶의 자리를 하나님의 영광을 빛으로 밝히 비추이는 경이로운 삶의 현장으로 바꿔나가시는 순교자의 삶을 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를 부르신 그 부르심을 잊어버리고, 세파가 거칠다는 핑계로 이리저리 떠밀리며 살아온 인생은 아닌지 되돌아봅니다. 오늘의 말씀처럼 늘 우리와 함께하시는 임마누엘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아가면서 진리의 빛으로 우리 주변을 밝히는 순교자의 삶을 감당하게 하옵소서. 주님의 고난 당하심과 십자가 지심과 부활하심이, 바로 이 때문임을 인식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주어진 백색 순교자의 길을 잘 걸어가게 하옵소서. 우리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세상과 다르게 하시며, 세상으로 하여금 경이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래서 우리의 삶을 주목하여 보게 만드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주님 닮은 삶이 되게 해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여호와의 영광이 빛으로 임했을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내린 명령은 무엇이었습니까? (1) 그리고 이 명령은 구체적인 삶의 언어로 치환하면 어떻게 바꿀 수 있겠습니까?
2. 시온의 경제적인 번영(5~9)을 말씀을 보면서 정리해보고, 이 경제적인 번영이 오늘날에는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도 생각해보세요.
3. 세상 모든 나라들이 멸시하던 이스라엘이 존중을 받게 되는 큰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를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까? (13)
4. 이스라엘의 조상들과 하신 약속을 잊지 않으시고 성취하시겠다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보면서 하나님은 어떤 분이라고 고백할 수 있겠습니까? (21)

(작성: 이창호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