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시편 23:1-6
찬송가 569장 '선한 목자 되신 우리 주'

나의 하나님

하나님을 향한 다윗의 믿음 고백은 우리에게 ‘하나님은 어떤 분 이신지’를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다윗의 믿음의 고백을 담은 시 가운데 많은 이들이 암송하고 사랑하는 시편 23편은 하나님에 대한 다윗의 마음을 그의 일상 언어를 통해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게 더욱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시편 23편에는 표제어가 '다윗의 시'라고 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시인이 어떤 상황에서 이 시를 하나님께 드리게 되었는지 분명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시에 사용된 표현을 통해 다윗이 그의 인생 말년에 지난 날을 회상하며 지금까지 선한 길로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찬양임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본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4절은 목자이신 하나님에 대해 기록하고 있고, 5~6절은 하나님 때문에 삶에서 나타나는 기쁨과 영광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 시에서 하나님을 부르는 호칭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절과 2절에서는 하나님의 이름 '여호와'를 부르며 전능하시고 객관적이시며 초월적이신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반면 3~5절에서는 하나님을 '주'라고 부르며 자신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신 인자하고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목자이신 하나님(1~4절)
1절의 말씀입니다.
(1)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다윗은 전능하시고, 위대하신 하나님을 자신이 경험한 목자의 이미지로 객관화 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목자는 양과 염소 등의 가축에게 있어서는 물과 풀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인도해 주고, 맹수로부터 생명을 보호해 주는 무한 신뢰의 대상입니다. 다윗 역시 목자로서 양을 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하나님이 "나의 목자"되신다는 고백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하나님만이 자신의 영원한 주인되심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자신은 양으로 비하하고 있습니다. 양이 지닌 고집세고, 이기적이며 주인의 도움 없이는 도저히 살 수 없는 특성이 자신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에 양처럼 연약하고 형편없는 자신이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올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목자되신 하나님께서 자신의 부족하고 어리석은 모습을 가려주시고, 보호해 주셨기 때문에 부족함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었다고 입으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지난날 거구 골리앗 앞에서도, 사울을 피해 동굴 속에 숨어 지낼 때에도, 수많은 적군을 마주하고 있는 동안에도 목자되신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보호하시고 인도해 주셨습니다. 또한 압살롬의 공격을 받아 구사일생으로 도망칠 때 바르실래를 통해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받으며 가까스로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하나님에 대한 경험을 가진 다윗은 자신의 인생이 부족함이 없는 인생이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다윗의 고백처럼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인정하고, 목자되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심을 믿고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의 인생에 만족하며 살아갈 수 있지만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한 채 더 많이 가지려 하고, 더 높이 올라가려 하는 욕심을 가지고 있으면 그 욕심은 절대로 만족스럽게 채워지지 않습니다. 욕망은 계속해서 결핍을 느끼도록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욕망의 유혹을 끊어내지 못하면 결국 건강을 잃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뒤 늦게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내 인생의 만족은 하나님 한 분만이 나의 전부 이시고, 내 삶의 가장 소중한 분 이심을 늘 기억하며 살아갈 때 부족함이 없는 인생, 진정한 만족을 경험하는 삶이 됩니다.

계속해서 3절의 말씀입니다.
(3)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시인은 목자이신 하나님께서 자신의 영혼을 회복시켜 주셨고, 의의 길로 인도하셨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의의 길은 고난과 치욕이 기다리고 있는 길,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라면 가지 않아도 되지만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가야 하는 길을 의미합니다. 이 길은 세상 사람들이 가려고 하는 길 밖의 길 즉, 엑스 호도스입니다. 그런데 본문은 하나님께서 시인을 의의 길로 인도하시려고 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기 이름” 즉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고 계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문서에 싸인을 한다는 의미는 자기 이름을 걸고 그 문서에 기록된 내용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상표에 본인 실명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자기 이름을 걸고 책임있게 장사하겠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거룩하신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분이었음을 고백하는 내용을 통해 다윗이 엑스 호도스, 길 밖의 길을 걸을 때 이름을 걸고 책임져 주신 하나님을 경험 하였기 때문에 이런 고백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무엘이 이새의 아들들 가운데 한 사람을 왕으로 세우기 위해 그의 집을 찾았을 때 후보에도 들지 않았던 다윗이 하나님의 은혜로 기름부음 받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사울이 다윗을 죽이기 위해 던진 창이 다윗의 옆을 지나 벽에 꽂히는 아찔한 상황에서도 다윗을 지켜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는 하나님께서 이름을 걸고 자신을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 분 이시라고 고백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의의 길을 걸어갈 때 보호해 주시고 책임져 주셨던 하나님을 경험한 시인이기 때문에 이런 고백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 자녀의 삶(5~6절)
다음으로 5절을 보겠습니다.
(5)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 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5절에서 다윗은 수 많은 원수 앞에서 언제나 보호하시고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한 이후 더욱 깊어진 하나님과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을 위협하며 죽이기 위해 두 눈을 크게 부릅뜨고 있는 원수 앞에서 '하나님은 어디계시냐'고, '나의 처지와 상황이 이게 뭐냐'고 한탄하고 하나님을 원망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원수 앞에서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앞에는 홍해가 가로막고 있어 더이상 앞으로 가지 못하고, 뒤 따라 오는 이집트의 군대에게 죽게 되었다고 원망하였습니다. 또한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정탐하러 갔을 때 그 곳에 살고 있던 기골이 장대한 사람들을 보고 10명의 정탐꾼들은 자신들은 메뚜기와 같다고 한탄하였습니다.
그들은 그 상황에서 자신들이 마주하고 있는 원수 보다도 더 큰 하나님께서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을 향해 풍성한 식탁을 차려 주시고, 향기로운 기름을 부어 주시고, 잔이 넘치도록 부어 주시는 하나님이심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죽음과 시험, 환란과 유혹 그리고 각종 원수 앞에서 그 원수 뒤로 서 계신 하나님께서 원수를 제압하시고 자신을 진수성찬으로 차려진 식탁의 주인공으로 삼으시고 보호해 주시는 하나님이심을 경험하였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은 "머리에 기름을 발라주셨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당시 사회에서 귀한 손님이 자신의 집을 방문하면 머리에 기름을 부어 환대 하던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손님에게 듬뿍 기름을 부어 그가 들고 있던 잔이 넘칠만큼 기름을 붓는다는 의미는 몹시 기쁘게 맞아주고 있다는 표현입니다.
다윗은 원수 앞에서 자신을 보호하시고 환대해 주신 하나님을 그의 일생을 통해 경험하였기 때문에 진심으로 이와같은 찬양의 고백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다윗의 확고한 믿음은 23편 마지막 절에 이렇게 고백 하고 있습니다. 6절입니다.
(6)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평생동안 선하시고 인자하신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셨기 때문에 나는 여호와 하나님의 집에 영원히 거하겠다는 결단으로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일생 하나님의 집, 성전을 짓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성전을 짓도록 허락해 주지 않으셨습니다. 다윗이 가지고 있었던 하나님의 전에 대한 간절한 사모함은 시편84편10절~11절의 말씀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시84:10~11)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 여호와 하나님은 해요 방패이시라 여호와께서 은혜와 영화를 주시며 정직하게 행하는 자에게 좋은 것을 아끼지 아니하실 것임이니이다

다윗의 이러한 고백은 그가 하나님의 전에서 머물며 하나님과 가까이 동행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얼마나 컸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대하신 하나님에 대한 간절하고 정직한 찬양의 마지막 부분을 영원히 하나님의 전에서 살아가겠다는 결단과 고백으로 마무리하고 있는 것을 통해 우리 역시 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 마음 속에 간직해야 할 결단과 고백이 무엇인지 분명히 깨닫게 됩니다.

이 아침 시편23편의 다윗의 고백을 통해 다시한번 우리의 삶 가운데 진정한 주인 되시고, 우리를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시는 하나님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의 고백이 우리에게도 동일한 고백이 되어 참 목자 되시는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양으로서 영원히 아버지 하나님의 집에 거하며 살아가는 주님의 자녀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원합니다.

기도
나의 영원한 목자 되시는 아버지 하나님. 우리의 삶은 주님 한 분 만으로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삶임을 매 순간 진심으로 고백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다윗이 일평생 길 밖의 길을 걸으며 경험한 하나님에 대한 마음을 찬양의 가시로 드리고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 역시 하나님과 함께 하며 일평생 주님만 의지하는 주님의 사람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아가는 하루가 되게 하여 주시길 간절히 소원하오며 이 모든 말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묵상을 돕는 질문
1.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라는 시인의 고백을 보면서 지금 내 모습은 하나님을 무한 신뢰하며, 하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점검해 봅시다.

2. 원수의 눈 앞에서 상을 차려 주시며 환대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시인의 고백을 보며, 어려운 상황에서 나를 보호해 주시고 인도해 주셨던 하나님에 대한 경험이 있다면 나누어 봅시다.

3. 하나님을 "나의 목자"라고 고백하는 시인의 표현을 보며, 나는 하나님을 어떤 하나님으로 표현해 볼 수 있을까요?

4. 인생의 어려움과 고통의 터널을 지나게 될 때에도 하나님의 은총을 바라는 시인의 결단을 보며, 고통의 터널을 지나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결단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

(작성: 송호욱)